순백의 순결, 성모의 꽃 '백합(Lily)'

천주교에서 순백의 백합(Lily)은 '성모의 꽃'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으며 아름답고 향기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이 백합꽃의 향기(scent)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꽃병에 쟈스민과 함께 꽃꽂이하여 식탁위에 올렸는데 식사 중에 꽃향기가 무척 강하다고 느꼈다. 쟈스민 향이 강한거 같다고 말하니 앤이 쟈스민이 아니고 백합으로부터 오는 향이라고 한다. 이 하얀 백합은 '부활절 백합(이스터 릴리, Easter Lily)'이라고 불리는데 해마다 가톨릭 부활절 행사에 참석한 앤의 어머니가 강한 꽃 향기로 인해 쓰러질정도였다고 한다.

 

성모마리아 어머니

북쪽 정원의 큰 나무들 사이를 비집고 아름답게 피어난 백합꽃을 보니 하늘나라 가신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독실한 카톨릭 신자이면서 무척이나 꽃을 사랑했던 어머니가 가꾸던 화분들 중에는 언제나 하얀 백합꽃이 있었다. 어머니가 가장 사랑하는 성모의 꽃 백합이라고 했다. 아침마다 어머니는 묵주기도(the rosary)를 올린 후 화분에 물을 주며 꽃들과 대화를 했는데 순백과 순결의 새하얀 백합꽃 속에는 아름다운 향기와 평화가 있었다. 

순백과 순결의 새하얀 백합꽃(Lily), 2024년 4월 14일 ⓒ AlexV

백합(Lily)에 얽힌 이야기

백합에 얽힌 전설은 여러가지가 있다. 에덴 동산에서 아담과 이브가 금단의 열매를 따먹은 후 쫓겨나 세상의 괴로움을 알게 되면서 이브가 흘린 눈물이 땅에 떨어져 흰 나리가 되었다는 설화가 있다. 중세 수도원에서 백합문양을 많이 사용했고 프랑스 왕가나 대학교 문양에 백합을 사용한 경우가 있었다.

 

성모의 꽃

기독교에서는 '성모의 꽃'이라고 하여 부활절에 장식되는 꽃이다. 옛날 아리스라는 소녀를 탐내는 나쁜 성주가 있었다. 아리스는 성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애썼으나 불가항력이었다. 아리스가 성모마리아 앞에 무릎을 끓어 기도를 올렸고 성모마리아는 아리스를 아름답고 향기 좋은 백합꽃이 되게 했다고 한다.

백합(Lily) 2024.04.18 ⓒ AlexV

 

아리스의 백합 이야기

독일에서 전해지는 이 이야기는 아리스의 순결함에 관한 것이다. 산속에서 홀어머니와 살고 있던 아리스는 나물을 캐러 산으로 향했다. 나물 캐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중 성주와 그의 신하들이 사냥을 하러 왔다가 아리스를 발견한다.

 

아리스는 성주의 사냥에 동물들이 다칠까봐 도망가라고 소리질렀고 성주는 한 눈에 아리스에게 반하여 자신의 성으로 불러들인다. 하지만 아리스는 어머니를 돌봐야한다며 성주의 초대를 거절하고 우여곡절 끝에 성주 앞에 강제로 끌려오게 된다.

 

성주가 음흉한 눈빛으로 아리스의 손을 잡으려는 순간 아리스가 꽃으로 변해버렸다고 한다. 이것을 본 성주는 아리스의 순수한 마음을 더렵혔다고 생각하고 잘못을 뉘우치게 되고 그녀의 순결함을 마을 사람에게 전하도록 했다. 이 꽃을 백합이라고 하고 기독교 의식에 백합이 많이 사용된다.

 

장례식 꽃

유럽 사람들은 흰 백합에서 성모마리아를 떠올린다고 한다. 영화를 보면 미국과 영국에서는 백합을 장례식때 관에 꽃을 올리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때문에 백합꽃이 선물로는 적합하지가 않다. 한국에서는 장례식때 검은 넥타이를 매기 때문에 검정 넥타이를 선물하지 않는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백합(Lily)

백합의 학명은 Lilium longiflorum이며 백합과 백합속에 속하는 식물 모두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여러해살이 풀이다. 백합의 고향은 일본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시아에 71종, 유럽 및 러시아에 22종, 북아메리카에 37종으로 도합 130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류로는 백합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나팔백합을 비롯하여 고사백합·하늘나리·참나리·솔나리·중나리 등이 있다.

 

백합 100의 의미

백합은 영어로 릴리(Lily), 한자로는 백합(百合), 순우리말로는 나리꽃 또는 도깨비나리꽃이다. 백합의 백은 흰백(白合)이 아닌 일백 백(百合)이다. 100가지 색이 있는 꽃이라는 설이 있고 구근이 100조각으로 나뉘어 있지만 한덩어리로 있어서 백합이라는 설이 있다. 3년 이상을 키워야 백합 꽃이 피기 때문에 진귀한 꽃으로 여겨진다.

 

백합의 꽃말

백합의 꽃말은 하얀색 꽃에서 떠올릴 수 있듯이 순결의 의미가 강하다. 또한 변함없는 사랑, 순수 등이 백합의 꽃말이다. 하얀색의 상징은 깨끗함, 맑음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백합하면 흰색을 떠올리지만 유럽의 백합을 보면 주황색, 연분홍색 등 여러 색상이 있다. 분홍색 백합의 꽃말은 핑크빛 사랑이다. 빨간 백합 꽃말은 열정적이고 깨끗함이고 주황색 백합 꽃말은 명랑한 사랑이다.

 

백합의 서식지

백합의 서식지는 햇볕이 직접 쬐지 않는 숲이나 수목의 그늘에서 자란다. 북향의 서늘한 곳이다. 소공녀의 릴리는 북쪽 정원의 나무 그늘 속 서늘한 곳에서 아름답게 자라고 있다.

북쪽 정원에서 자라는 백합 2024.04.18 ⓒ AlexV

 

백합 키우기

백합 심을 때 햇볕이 잘 들고 물빠짐이 좋은 서늘한 곳에 심어야 한다. 구근 높이의 2~3배 깊이로 식재하고 나서 물을 충분히 주고 상황에 따라 주 1~2회 물을 주면 잘 자란다. 꽃이 지고 나면 꽃대를 잘라 주어야 다음해 더 탐스러운 꽃을 만나게 된다.

 

백합 먹을 수 있나?

가을과 겨울철에 참나리, 중나리, 산백합의 알뿌리를 캐어서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알뿌리의 성분이 수분 67%, 당 27.2%, 그리고 단백질이 3.7% 함유되어 있고 무기질은 인이 100mg 중 70mg이다. 칼륨도 많지만 칼슘은 겨우 10mg으로 적고 비타민류도 적다. 포도당과 만노오스로 된 글루코만난을 주로 하는 점질물이 함유되어 있다

 

백합 요리방법

백합의 알뿌리를 익히면 단맛이 나지만 떫은맛과 쓴맛도 나므로 요리를 할 때 한번 데치거나 술을 넣어 떫은 맛을 없앤 뒤 사용하면 된다. 알뿌리 조직이 부드러워 센불에서 가열하지 않도록 하고 백반을 조금 넣으면 펙틴이 불용화하므로 문드러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