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에서 돌아오던 어느 늦은 오후, 집 담장 위를 걷고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고 놀라는데요. 담장이 상당히 높고 철조망까지 설치된 곳인데 이 남자가 어떻게 올라간 것일까요? 게다가 가시가 잔뜩 덮힌 선인장 백년초와 날카로운 칼날이 하늘을 찌를 듯한 얼룩 용설란이 담장 꼭대기를 따라 가득 덮고 있어 난공불락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거든요. 저 남자가 어떻게 저 위험한 곳으로 올라갔으며 왜 올라간 것일까요?
백년초 과일을 서리하는 남자
시치미를 떼고 지나가는 길손인마냥 "왜?, 어떻게?"를 그에게 물었어요. 그는 백년초의 과일을 따고 있다고 하며 높은 담장의 철조망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는지 아주 자랑스럽게 재현하여 보여주네요. 철조망이 집 담장을 잘 보호한다고 믿었는데 그의 기막힌 묘기를 보니 앞으로 어떻게 외부인의 침입을 방지할 수 있을지 정말 답이 안나오네요. 도둑을 방지하기 위해 잔뜩 심어놓은 백년초가 오히려 외부인을 불러들이는 유혹이었던 것이었어요.
그는 높은 담장에서 마치 묘기를 부리듯 다시 뛰어내려와서는 의기양양하게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수확한 백년초 과일을 보여주네요. 그러더니 작은 나이프로 껍질을 슥슥 벗겨내더니 맛보라고 건네주기까지 했어요. 아주 맛있고 몸에 좋은 특별한 과실이라는 멘트도 강조하네요.
그 남자는 또 다시 먹어보라고 권하는데 생전 먹어본 적이 없는 요상하게 생긴 선인장 과일을 입에 넣을 엄두가 나지 않아 나중에 저녁식사 후 디저트로 먹겠다는 말로 거절하였어요.
손바닥 선인장, 백년초(부채선인장, Prickly pear)
백년초는 줄기가 납작한 부채 모양 여러 개를 이어 붙여가며 자라는 것처럼 보여서 부채선인장으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선인장의 줄기 모양이 손바닥처럼 넓적한 형상을 하고 있어 손바닥 선인장이라고도 불리구요. 제주도에서는 백년초로 부르고 있어요. 손바닥 선인장, 백년초, 부채 선인장이 모두 같은 선인장인데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 거에요.
신선의 손바닥, 백년초의 기원
백년초 선인장은 멕시코가 원산이에요. 멕시코에 가면 가시를 전문적으로 제거하여 요리된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해요. 식품으로 사용된다는 것인데요. 11월에 멕시코에 갈건데 백년초 과일이 어떤 맛일지 기대가 크답니다.
우리나라는 제주도에서 발견되었는데요. 옛날 멕시코에서 해류를 타고 제주 서쪽인 월령리 해안가에 밀려와 모래틈과 바위 사이에 부착하여 번식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해요.
신선의 손바닥처럼 생긴 선인장
신선의 손바닥은 사람의 손바닥과 무엇이 다를까요? 선인장(仙人掌, 영어: cactus)은 석죽목 선인장과(仙人掌科, 학명: Cactaceae 칵타케아이)에 속하는 식물을 일컫는데요. 선인장은 다육 식물의 일종인데, 다육 식물은 건조한 환경에 견디기 위해 수분을 저장하는 조직을 진화시킨 식물들을 말하며, 현재 전 세계에 약 3000종 이상이 보고되고 있어요.
다육식물들 중에 아메리카 대륙의 한 무리의 식물들은 잎을 가시로 변화시키거나 퇴화시켜 건조에 특히 더 강하게 진화하였는데 이를 선인장(仙人掌)이라 부른답니다. 선인장은 신선의 손바닥처럼 생겼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제주도를 비롯하여 한국에 자생하는 선인장(선인장속('Opuntia'), 일명 "부채선인장")의 모습이 마치 손바닥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위키백과)이에요.
백년초 꽃이 피면 ...
백년초는 매년 4~5월경에 작고 파란 열매가 열리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이 파란 열매 같은 것이 5~6월경에는 꽃을 피운답니다. 5~6월에 2~3cm 정도의 황색의 꽃이 일시에 피어나면 예뻐서 담장 위를 올려다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답니다.
내건성이 매우 강하여 가뭄에도 좀처럼 죽는 일이 없고 여름철에 노란 빛깔의 꽃이 피어나니 참 예뻐요. 이후 꽃이 지면서 열매가 자라나기 시작하고 11~12월경에 자주색으로 열매가 익으면 수확해서 먹으면 되어요. 지역에 따라서 9월 초에 과일을 보여주기도 하네요.
백년초 열매(Nopal)가 달리면 ...
백년초의 열매는 특이하게도 그 자체에서 뿌리가 나오고 열매의 윗부분에서는 부채선인장이 자라서 꽃이 피어난답니다. 선인장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처음에는 선인장 줄기와 열매를 구분하지 못했어요. 선인장 줄기가 이어 붙어 자라는가보다 했더니 그곳에서 꽃이 피어났거든요.
붉은색으로 잘 익은 백년초 열매를 수확해서 먹기를 시도해보았어요. 아! 신선의 명약이란게 이렇게 방어력이 대단한 것일까요? 탐스럽게 익은 백년초 과일을 손으로 꺽어 땄는데 순간적으로 손가락에 수 많은 가시가 박히면서 비명이 절로 나왔답니다. 할 수 없이 과일상에서 파는 초록색상의 백년초 과일을 사와서 껍질을 벗겨 먹어보았어요. 상큼하게 맛있는데 아무리 명약이라고 해도 손질에 엄두가 나지 않아요.
백년초 선인장은 멕시코가 원산이어서 멕시코에 가면 가시를 전문적으로 제거하여 요리된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해요. 신선한 과일로 먹거나 샐러드 혹은 요리에도 쓰인다고 해요. 정원에 넘쳐나는게 백년초 과일인데 아직 미숙한 정원사인지라 얘들과 전쟁할 엄두가 나질 않아요. 그래서 일단은 직접 손질해서 먹는 것을 포기하고 멕시코에 가서 많이 먹기로 작정을 해봅니다. 11월에 멕시코에 갈건데 백년초 과일로 만든 요리들이 어떤 맛일지 기대가 크답니다.
백년초의 효능과 기능
백년초 즙을 마시면 구토를 일으키는 위통이 가라앉고 고통스런 기침을 멎게 하고 체질도 개선시켜 주는데요. 변비에도 효과가 있어요. 제주도 지방기념물 제35호로 지정(1976년)되어 보호되고 있는 부채선인장속의 한 종류로 북제주군 한림읍 월령리 해안가를 중심으로 자생되고 있답니다.
민간요법 및 한방에서 명약으로 사용
백년초 선인장은 민간요법에서 소염 및 해열제로 쓰이고 있어요. 손바닥 선인장의 열매(Nopal)와 줄기(Nopalitos)는 모두 식용되고 있으며, 예로부터 민간 요법 및 한방에서 명약으로 이용되어 왔어요.
선인장에 매달린 과일을 절단해보면 과육은 붉은 적색을 띠며, 이 적색의 색소는 베타시아닌 색소로 알려져 있어요. 전초를 민간약으로 쓰며 관상용으로도 심기도 한답니다.
백년초 이용방법
제주도에서 백년초를 대표 농산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어요. 북제주군에서는 1994년 선인장을 이용한 잼, 젤리, 술, 피클 등 7종에 대한 실증시험을 거친데 이어 1995년에는 한국식품개발연구원에 선인장이용 가공품 개발용역을 실시하였답니다.
그 프로젝트 결과를 토대로 선인장 열매를 이용한 적색색소를 추출, 보존하는 방법, 선인장 잎과 열매로부터 다당류를 추출하는 방법, 과즙을 제조하는 방법 등에 특허출원을 했답니다. 손바닥선인장을 특화시키기 위하여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해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는 백년초는 식이성 섬유, 칼슘, 철분 등 무기질 성분이 풍부하답니다. 짙은 핑크빛이 도는 열매의 상큼한 맛은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애용되고 있어요.
백년초 번식 방법
백년초를 번식시키는 방법은 열매를 따서 통째로 흙에 심어놓거나 경절을 잘라 말려 땅에 심는 방법이 있어요. 대표적인 속은 부채 선인장속(Opuntia)이며, 이외에 몇 가지 속이 더 있답니다. 부채선인장속에는 매우 많은 품종이 있으며 선인장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매우 높아요.
백년초 키우기
햇빛 및 온도 : 햇빛이 잘 드는 실내의 창가에 둔다.
거름주기 : 식물 생장이 왕성한 봄부터 초여름까지는 2~3주에 한 번씩 하이포넥스 1000배액을 준다.
번식방법 : 씨로 번식이 가능하나 꽃을 보기 위해서는 3~4년 정도로 오래 걸린다. 줄기를 잘라서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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