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에 베라가 꽃을 피운다는 걸, 몰랐습니다.
잎만 무성하던 그 화분을 몇 해나 지켜봤는지 모릅니다.
그저 상처에 바르거나 햇살 좋은 날 창가에 두는 식물쯤으로 여겼지요.
그런데 어느 날,
굵고 단단한 꽃대 하나가 잎 사이에서 조용히 솟아오르고
노란 관처럼 길게 피어난 꽃송이들이
정원을 향해 인사를 건넸습니다.
3년, 아니 4년쯤 되었을까요.
잎의 시간을 견뎌낸 알로에 베라는
마침내 꽃으로 자신을 드러냈습니다.
그 순간,
정원은 조용히 숨을 멈췄고
저는 꽃을 바라보다가 오래도록 말을 잊었습니다.
알로에 베라 꽃이 피면...
정원 한켠, 무심코 지나치다가
어느 날 아침, 문득 길게 솟아오른 꽃대를 발견합니다.
그 끝에 노랗고 긴 관 모양의 꽃이 촘촘히 달려
햇빛 아래 작은 등불처럼 반짝이기 시작했지요.
알로에 베라(Aloe vera).
이름은 익숙하지만, 꽃이 핀 모습은 낯선 식물입니다.
다육식물 알로에 베라, 선인장이 아니에요
많은 분들이 알로에를 선인장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다육식물(fleshy succulent)*에 속한 식물입니다.
아라비아 반도가 원산지이며,
지금은 전 세계의 건조하거나 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야생으로도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지요.
집 안에서도 화분 화초로 인기가 높아
중국 알로에, 케이프 알로에, 바베이도스 알로에 등
자라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립니다.
알로에 베라의 꽃, 그 드문 순간
알로에 베라는 보통 잎이 주인공인 식물이지만
특별한 계절, 특별한 환경 조건이 맞아떨어질 때
그 화려한 꽃을 피웁니다.
- 꽃대는 최대 90cm까지 높게 솟구치며,
- 끝에는 늘어진 모양의 노란 관형 꽃들이 달립니다.
- 꽃 하나의 길이는 약 2~3cm 정도,
작지만 정교한 모양새로 주위의 시선을 끌지요.
이 꽃은 보통 여름철에 피지만,
정원의 햇살과 바람, 토양의 기분에 따라
뜻밖의 계절에도 그 존재를 드러내곤 합니다.
어원에 담긴 ‘진실의 식물’
‘Aloe’라는 속명은
아랍어 alloeh, 즉 ‘쓴맛과 빛나는 수액’을 뜻하고,
또는 히브리어 ahalim의 복수형에서 유래되었답니다.
종명 ‘vera’는 라틴어로 ‘진짜’, ‘진실된’을 의미하는
verus에서 비롯되었어요.
그러니 *Aloe vera는 ‘진짜 알로에’*라는 이름이네요.
지상낙원에 핀 알로에의 등불
햇살 가득한 창가에 두었던 퀸 알로에 화분,
이 계절에 유독 잘 자라던 그 잎 사이에서
길고 단단한 꽃대가 올라온 건
작은 기적처럼 느껴졌습니다.
정원은 계절이 아닌,
기억과 감탄이 계절을 만든다는 걸
알로에 베라의 꽃이 피어나는 순간 깨달았지요.
서명
“오랜 기다림 끝에 피어나는 꽃은,
잎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삶이 꽃처럼 피어나는 정원에서 – Little 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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