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공녀의 비밀의 화원

솔로몬의 심판 - 고양이 안락사(Euthanasia) 결정권 누구에게 있을까?

by 소공녀의 지상낙원 2024. 4. 5.
728x90
반응형

7년 전 어느날, 정원에 홀연히 나타난 고양이는 예쁜 빨간 목줄을 하고 있었어요. 목줄을 하는 고양이를 한번도 본 적이 없으니 '고양이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인가?' 하고 다시 보니 고양이가 틀림없네요. 어쩌면 그것은 목줄이 아니고 장식용 목걸이였는지도 모르겠어요. 목에 감고 있는 것이 고급스러운 재질이어서 길고양이가 아니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어요. 고양이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전단지를 만들어 벽에 붙이고 동물병원에도 데려가 칩이 있는지 확인했으나 찾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이 고양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이름을 캣(Cat)이라고 지어주었어요. 흰털과 짙은 회색의 털을 가진 노르웨이 숲 고양이가 빨간 목걸이를 하고 있으니 그 자태가 무척이나 아름다웠어요. 캣이 그렇게 사뿐사뿐 초록 잔디위를 걷어가는 모습은 동화 속 요정이 틀림없었답니다.

 

고양이 안락사 결정권이 누구한테 있을까요?

이 예쁜 고양이가 이틀째 시름시름 잘 안먹으니 블랙양은 퇴근하자마자 앤과 함께 고양이 캐리어에 담아 동물병원에 데려갔어요. 수의사가 고양이를 검진하더니 바이러스에 감염된거 같다며 입원시키라고 하여 고양이를 동물병원 둔 채 돌아온 앤과 블랙양은 근심어린 표정이었어요. 고양이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도 유별났던 앤이 얼마나 고양이를 걱정하고 그리워 하는지 무척 안타까웠답니다. 고양이를 입원시킨 바로 다음날 앤이 고양이 병문안을 가니 수의사는 안락사(euthanasia, mercy killing)를 권유하는거였어요. 충격을 받은 앤은 사랑하는 고양이를 안락사 시키고 싶지 않아 집으로 데려가겠다고 하니 수의사는 안 된다고 거절했다고 해요. 그 이유가 고양이의 원래 주인을 찾았다는 것이었어요. 세상에, 7년간 온갖 사랑과 정성을 쏟아 키웠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일까요?

고양이 별궁에서 꿀잠 자는 고양이 캣(CAT)

 

고양이에게 삽입되어 있었던 칩(Chip)

수의사가 고양이 캣에게 스캐닝 등 각종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캣한테 삽입되어 있던 칩(Chip)을 발견했나봐요. 앤이 병원에 도착하기 이전에 수의사는 고양이의 7년 전 주인에게 이미 연락을 하였고 앤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캣의 원래 주인도 병원으로 들어왔답니다. 수의사는 7년 전 고양이 주인에게 안락사를 결정해달라고 하고 원래 주인은 무척 쉽게 안락사에 동의를 해주었어요. 7년 전에 자신이 이미 방목시킨 고양이라고 하니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황당했답니다. 고양이 원주인이 앤이 아니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앤은 눈물을 글썽이며 캣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동물병원을 나왔답니다. 

발코니 별궁에서 잠 든 고양이

고양이를 버린 원주인과 고양이를 키운 기른정

고양이를 더 이상 키우기가 힘들어 방목시킨 원주인과 버려진 고양이를 7년간 사랑으로 돌보아 온 현주인의 정 중 어느 것이 더 존중받아야 할까요? 곧 안락사를 당할 고양이를 뒤로 하고 눈물을 머금은 채 집으로 돌아오고 있던 앤은 수의사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어요. 고양이 병원비를 지불을 하라는 것이었어요. 어느날 갑자기 와서 함께 살게 된 고양이였기에 동물의료보험이 가입되어 있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고양이 검진비, 수혈비, 입원비 등을 합하여 약 500 유로(한화로 약 733천원) 정도가 나왔으니 즉시 지불하라는 것이었어요.

 

솔로몬의 심판

고양이를 7년 간이나 키운 정은 크고 깊다고 할 수 있어요. 고양이를 버린 주인이 고양이의 안락사 결정권이 있다면서 안락사를 결정하게 하고, 병원비 733천원을 고양이를 돌보고 키운 사람이 내야한다는 논리가 정말 이해되지 않았어요. 이게 말이 되는걸까요? 솔로몬의 판결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수의사는 왜 고양이 안락사를 원할까?

고양이의 병원비 약 733천원에는 각종 검사비, 수혈비, 하루 입원비, 그리고 안락사 비용이 포함된 거 같았어요. 고양이의 원주인이 안락사를 결정하게 하고 고양이를 키운 앤에게 비용을 청구한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여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한국에서 고양이 안락사 비용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으나 대략 20만원 전후로 알려져 있어요. 동물병원마다 차이가 많이 나는데 장례를 고급스럽게 치루고자 한다면 그 비용은 많이 올라간답니다. 그럼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은 고양이 집사는 고양이 장례를 어떻게 치루어야 할까요?

 

고양이 캣(Cat)의 안락사

소공녀의 가족은 고양이 캣이 안락사를 당한 이후 오랫동안 불편한 감정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어요. 아무도 고양이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지는 않지만 마음 속에 고양이를 그렇게 보내어야 했던 슬픔이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앤에게 그 당시의 좀 더 자세한 상황을 물어보고 싶지만 상처를 건드리는거 같아 쉽게 입이 떨어지지가 않아요. 대체 수의사는 고양이들에게 흔한 바이러스 감염이라고 하면서 집에 데려가지 못하게 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번에 치료해도 6개월 후에 다시 재발하게 될거라면서 안락사를 권했는데, 6개월 후에 다시 재발하면 그때 안락사를 해도 되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안락사(Euthanasia)의 의미

안락사(Euthanasia)는 '좋은 죽음'이라는 그리스어에서 파생되었어요. 한자로는 '편안한 죽음'을 의미한답니다.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고려할 때 안락사를 고려하게 되는데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보내는 마음은 가족을 잃은 마음과 같다고 하네요.

 

안락사 체크 리스트

1. 음식을 잘 먹을 수 있는가?

2. 물을 잘 마시고 있는가?

3. 원하는 곳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가? 원하는 곳에 배변할 수 있는가?

4.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슬프거나 우울해 하는가?

5. 질병이 생겼을 경우 치료 가능한가?

6. 애완동물의 통증의 강도는 어느 정도인가? 통증을 호소하는가?

7. 그루밍을 할 수 있는가?

8. 움직이지 못해 피부에 문제가 생겼는가?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