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정원을 뒤덮은 비밀스런 식물 – 필레아 마이크로필라”라는 글에서
이 낯선 식물이 어느 날 갑자기 정원의 빈자리를 초록으로 가득 메웠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런데요, 며칠 전 지인이 이렇게 물었어요.
“그 식물은 꽃도 피우나요?”
잠시 멈칫했어요.
필레아 마이크로필라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아침 눈 맞춤을 했는데도, 전 한 번도 ‘꽃’이라는 걸 본 적이 없었거든요.
🔍 정말 꽃이 피는 식물일까?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이 작고 초록초록한 친구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보았어요.
*필레아 마이크로필라(Pilea microphylla)*는
쌍떡잎식물로, 꽃이 피는 식물이 맞다고 해요.
그런데 문제는…
그 꽃이 너무너무 작다는 거예요.
정말 작고, 연두색이거나 희미한 색을 띠고,
잎사귀와 줄기 사이에 아주 조용히 피었다가
언제 피었는지도 모르게 사라져버린대요.
🌼 ‘보이지 않는 꽃’을 피우는 식물
관상용 식물이라고 하면
누구나 화사한 꽃송이나 향기를 떠올리잖아요.
하지만 필레아는 다르게 말해요.
“나는 아주 작게, 아주 조용히,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피어나요.”
이렇게 말하는 듯했어요.
그래서일까요?
어쩌면 이 식물의 진짜 매력은
눈에 보이는 꽃보다,
그 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 속에서 피어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 꽃이 없어서, 더 오래 바라보게 되는 식물
매일 정원을 돌며 ‘오늘은 혹시?’ 하고 들여다보게 돼요.
아무리 자세히 봐도 꽃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잎과 줄기 사이 어딘가에서 아주 작은 생명이 움트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냥 지나치지 않게 돼요.
이 작은 식물은
‘보이지 않아도 피는 꽃’이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 작은 생명에게 배우는 것
정원을 가꾸다 보면
우리는 자꾸 큰 꽃, 선명한 색, 화려한 향기만을 찾게 되죠.
하지만 필레아처럼
눈에 띄지 않아도, 소리 없이 자신의 시간을 살아가는 식물도 있어요.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어도,
그 식물은 충분히 ‘핀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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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을 뒤덮은 비밀스런 식물 – 필레아 마이크로필라
🖋 서명
삶이 꽃처럼 피어나는 정원에서 – Little 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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