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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낙원에서 무엇을 먹을까?

당근 고구마(Batata Doce Cenoura)

by Little Eden 2026.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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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샬 시내를 걷다 보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과일 가게가 있다. 마데이라 특유의 열대 과일들이 알록달록하게 놓여 있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한 번쯤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곳이다.

그곳에서 내가 즐겨 사 먹게 된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고구마다.

 

당근 고구마(Batata Doce Cenoura)

포르투갈어로 batata doce는 고구마, cenoura는 당근이라는 뜻이다. 그대로 옮기면 “당근 고구마”쯤 된다. 실제로 당근과 고구마를 섞은 것은 아니고, 속살이 당근처럼 주황빛을 띠는 고구마라서 그렇게 부르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호박고구마와 조금 비슷해 보인다. 겉은 투박한 흙빛 껍질을 하고 있지만, 익히면 속살은 노랗고 주황빛이 돌며 부드럽게 풀어진다. 일반 밤고구마처럼 포슬포슬하기보다는 조금 더 촉촉하고 달콤한 편이다.

이 고구마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스러운 단맛이다. 설탕을 넣지 않아도 충분히 달고,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에 구우면 속살이 부드럽게 익으면서 고소한 향이 올라온다. 삶아 먹어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껍질째 구웠을 때 가장 맛있었다.

당근 고구마(Batata Doce Cenoura)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주황빛 고구마

주황빛 고구마에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편이다. 베타카로틴은 당근, 호박, 주황색 고구마 등에 들어 있는 색소 성분으로, 몸 안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될 수 있는 영양소다. 그래서 이 고구마는 맛뿐 아니라 색에서도 건강한 느낌을 준다.

마데이라에서는 바나나, 패션프루트, 아노나 같은 이국적인 과일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이렇게 소박한 고구마도 여행자의 장바구니를 채우는 즐거운 발견이 된다. 낯선 도시에서 매일 먹게 되는 음식은 꼭 화려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때로는 따뜻하게 구운 고구마 하나가 그곳의 생활을 가장 부드럽게 기억하게 해준다.

 

푼샬 과일가게에서 만난 Batata Doce Cenoura.

흙 묻은 껍질 속에 당근빛 단맛을 숨기고 있던 이 고구마는, 마데이라에서의 일상 속 작은 별미가 되어주었다.

 

삶이 꽃처럼 피어나는 정원에서 – Little E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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